자유무역의 교차로에 선 APEC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유무역의 미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APEC 선언에 당연히 포함되던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 문구가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이번 회의는 단순한 정상회의를 넘어 글로벌 무역 질서의 방향성을 가를 중요한 지점이 될 전망입니다.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를 시작으로, 21개 회원국 장관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OECD와 WTO 사무총장까지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어떻게 자유무역 가치를 공동선언문에 담아낼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흔들리는 다자무역 체제
WTO 상소기구는 2019년 12월부터 사실상 마비 상태입니다. 미국의 반대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APEC 선언문에서 '규칙 기반의 자유무역질서' 표현이 사라지고 '공정한 무역'으로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다자통상체제의 신뢰도에 직격타를 날릴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죠.
미국은 최근 '턴베리 체제'를 내세우며 자국 이익 중심의 새로운 무역 질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나온 이 입장 변화는, 경주 APEC에서도 자유무역 문구의 의미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다자무역 원칙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의 중재자 역할
한국은 APEC 회원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수출의 74.7%, 수입의 67.5%가 APEC 회원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며, 10대 교역 상대국 중 8개국이 APEC 회원국에 속합니다. 이런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죠.
정부는 APEC 공동선언문 조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U, 호주, 캐나다, 일본 등 '라이크 마인디드' 국가들과의 외교를 다변화하면서, 다자무역 원칙을 지지하는 선언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들러리가 되지 않으면서도 APEC 회의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위치에 서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그러나 희망의 실마리
최종고위관리회의(CSOM)에서 회원국 고위 관리들이 모여 의제 설정과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인데, 한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위해 한국 정부가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국제적 통상 환경이 예년보다 훨씬 복잡해진 상황이죠.
APEC이 자유무역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아니면 보호무역의 흐름에 휩쓸릴지에 대한 답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가 글로벌 무역秩序的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각국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내세우면서도 공동의 번영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할지가 관건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