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21개 쏟아졌는데 한반도 상륙 '0'…북태평양고기압이 막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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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7일 오전 10:31

발행: 2026년 8월 27일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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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8월 북서태평양에서 21개 태풍이 발생했으나 한반도 상륙은 0건이었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가 태풍 경로를 중국과 일본 쪽으로 유도했기 때문인데, 이 기압 배치는 한반도 폭염을 심화시키기도 했습니다. 9-10월에도 태풍 발생이 예상되며 제주는 간접영향으로 강풍과 높은 파도가 예상돼 주의가 필요합니다.

태풍은 많은데 한반도는 외면받나

2026년 여름, 북서태평양에서는 평년보다 훨씬 많은 태풍이 쏟아졌습니다. 1월부터 8월 하순까지 무려 21개의 태풍이 발생했는데요. 이는 평년 같은 기간 발생량인 13.5개보다 55.6%나 많은 수치이고, 연간 평년 발생량의 83.7%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특히 7월과 8월에 집중적으로 태풍이 몰리면서 해양 열기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이렇게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단 한 건도 없었고, 기상청이 공식적으로 영향 태풍으로 규정한 것도 제6호 장미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태풍은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향했고, 나머지는 필리핀과 북서태평양 원양에서 소멸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습니다. 왜 태풍은 한반도를 피해 가는 걸까요.

기압계가 만든 태풍의 길목

태풍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해수면 온도가 높아서입니다. 뜨거운 바다는 태풍의 에너지원이 되는데, 올해는 해양 열용량이 충분해서 태풍 생성이 활발했습니다. 문제는 태풍이 발생한 뒤 어디로 이동하느냐는 겁니다. 이건 주변의 기압계가 결정하는데요.

올여름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와 세력이 태풍의 이동 경로를 좌우했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지 않고, 중국과 일본 방향으로 길을 터 주면서 태풍들이 그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쉽게 말해 한반도로 오는 문은 닫혀 있었고, 중국과 일본으로 가는 문은 활짝 열려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기압 배치는 태풍의 경로를 틀어버린 동시에 한반도에 이례적인 폭염을 가져왔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동쪽에서 확장하면서 맑고 더운 공기가 계속 유입됐고, 그 결과 7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2도 높은 26.8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아직 방심할 수 없는 이유

9월과 10월에도 태풍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큽니다. 통계적으로 9월에는 평균 5.1개, 10월에는 3.5개의 태풍이 발생하니까요. 시기상으로는 아직 태풍 시즌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거나 중위도의 기압골이 남하하면 태풍의 경로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18호 태풍 사우델은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지 않았지만, 간접적인 영향으로 제주 연안에 강풍과 높은 파도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연안 안전사고 위험예보제 '주의보'를 발령했는데요. 상륙하지 않더라도 너울성 파도와 강풍은 제주와 남해안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해안가 출입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태풍 발생은 활발했지만 한반도는 이상하게도 고요한 여름을 보냈습니다. 다만 기상 이변은 언제든 가능한 만큼, 남은 가을까지 기압계 변화와 태풍 경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