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본 자사주 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
2026년 10월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영풍·MBK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이사들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소송 두 건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첫 사건은 2024년 자사주 공개매수로 약 8,370억원의 손해가 났다는 주장이었는데, 재판부는 이사회가 외부 자문과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한 뒤 내린 판단을 존중했습니다.
두 번째는 한화 지분 543만여 주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한 과정을 둘러싼 소송입니다. MBK 측은 헐값 매각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약 2,760억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경영상 합리적 판단이라고 봤습니다. 두 판결 모두 이사들의 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셈입니다.
70년 동업이 깨진 뒤
배경에는 2024년 9월 시작된 경영권 전면전이 있습니다. 영풍·MBK가 주당 83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사들이며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1조6,000억원이 넘는 차입이 일었고, 영풍·MBK는 재무구조가 순현금에서 순차입 상태로 바뀌었다고 비판합니다.
자사주 매입 뒤 추진된 2조원대 유상증자도 경영권 방어 비용을 일반주주에게 전가하려 한 시도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절차와 법령을 지켰다고 맞섭니다. 70년 넘게 이어진 동업 관계는 이제 법정 다툼으로 남게 됐습니다.
항소와 새 의혹
판결 직후 영풍·MBK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사주 공개매수가 재무구조와 주주가치에 미친 영향을 1심이 충분히 보지 않았다며, 상급심에서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이사들의 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계획입니다. 고려아연은 정상적 경영을 방해하는 소송 남발을 멈춰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같은 날 영풍·MBK는 최 회장 측근이 고려아연 자금 약 93억6,000만원을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지배권 확보에 나섰다며 당국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 주장은 아직 법원 판단과 무관한 의혹 제기인 만큼,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향후 항소심이 분쟁의 방향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