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거의 매일 울린 시장 제동장치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급등락을 막는 사이드카가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25차례 발동됐는데요.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록한 연간 최다인 26회에 거의 근접한 수치입니다. 코스닥까지 합치면 발동 횟수는 훨씬 더 늘어나고요. 이번 주에도 목요일을 제외하고 사이드카가 매일 작동했을 정도입니다.
더 이례적인 건 서킷브레이커입니다. 코스피 역사상 총 9번 발동된 가운데 올해 단 3번이 집중됐습니다. 1년에 3회 이상 나온 적이 없었는데, 올해만 이미 그 기록을 세운 겁니다. 시장의 공포 지수인 VKOSPI는 91.85포인트까지 치솟으며 2009년 4월 집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키움증권은 실제 주가 변동성이 이론적 수치를 웃돌 만큼 시장이 무질서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레버리지 ETF가 키운 변동성
이런 요동의 진원지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출시 2주 만에 시가총액이 각각 4조 원, 5조 4,000억 원으로 급팽창했습니다. 기초자산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 특성상 주가 하락 시 추가 매도가 몰리면서 변동성을 증폭시켰습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선물 미결제약정은 6월 1일 37조 원에서 10일 만에 10조 원까지 크게 줄었습니다. 수급 충격의 핵심은 외국인이 아니라 금융투자 쪽에서 비례됐습니다. 외국인 현물 순매도는 1,800억 원에 불과했지만, 금융투자는 2조 5,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몇 달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설정과 차익거래 수요로 막대한 물량을 쌓아뒀다가 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정은 정상화 과정이라는 해석
그러나 시장이 추세 전환으로 빠질 것이라는 관측만 있는 건 아닙니다. 6월 12일 코스피는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6.44% 급등하며 8,263선을 회복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급락이 신규 악재 때문이 아니라, 5월 이후 과도했던 레버리지 ETF 수요와 주식선물 고평가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선물옵션 동시만기 이후 VKOSPI 90 수준의 변동성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고, 현대차증권 역시 기초체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며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습니다. 물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의 수급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