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하나가 만든 논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을 기념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한 장이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렀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송출된 상장 기념 영상과 함께 종목 코드 'SKHY'를 의도해 'S KHY'라는 문구를 올렸는데요. 'S'와 'KHY' 사이의 띄어쓰기가 개인사를 연상시키면서 온갖 억측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캡처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해프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재계에서는 그동안 공을 들여 쌓아온 최 회장의 PI(President Identity)가 한순간에 빛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이미지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해프닝은 SK하이닉스의 국내 본주와 미국 ADR 간 격렬한 가격 변동이 벌어지던 시점과 정곡으로 맞물렸거든요. 최 회장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AI 시대의 산업 재편 국면에서 기업 가치의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50% 프리미엄, 두 시장 사이의 혼란
지난 7월 14일 뉴욕 증시에서 SK하이닉스 ADR은 하루 만에 27% 급등하며 193.9달러에 마감했습니다. 10대 1 교환 비율을 감안하면 보통주 1주당 약 288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는데, 같은 날 국내 본주 종가는 191만 원에 그쳤습니다. 두 시장 사이의 프리미엄이 무려 51%까지 벌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의 혼란이 극심해졌습니다.
실제로 7월 13일에는 코스피 변동성 확대로 본주가 약 15% 하락하는 동안 ADR은 9% 급락하는 등 양쪽 시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출렁이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총수의 일거수일투족이 곧바로 기업 가치의 신호로 연결되는 시대에 PI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호전환으로 풀리는 프리미엄 퍼즐
SK하이닉스는 7월 29일부터 본주와 ADR 간의 상호전환을 본격 개시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DR 예탁기관인 씨티은행과 협력해 투자자들의 전환 신청을 받기 시작한 건데요. 7월 15일 기준으로도 ADR은 176.46달러에 거래되어 본주 208만 2천 원 대비 약 25%의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호전환이 시작되면 본주를 ADR로 전환해 차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양쪽 가격 차이가 점진적으로 좁혀질 전망입니다. 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ADS 수탁 한도는 발행 주식의 약 25%인 17억 8천만 주로 설정됐고, 이미 상장된 2.5%를 제외하면 추가로 22.5%의 전환 여력이 남아 있었습니다. 공모가 149달러에 결정된 이번 나스닥 IPO는 미국 IPO 사상 처음으로 할증 발행된 사례로 기록됐으며, 앞으로 프리미엄이 얼마나 빠르게 수렴될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