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지났지만 여전한 공포
2022년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스토킹 끝에 살해당한 사건이 어느덧 4주기를 맞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4일 고인을 추모하며 여전히 불안 속에 살아가는 모든 피해자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대통령은 피해자가 집과 일터를 떠나 스스로 숨어 지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가해자의 행동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국가가 책임을 다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통령은 앞으로 추진될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과정에서도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 대응력이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관계 부처가 세심하게 챙길 것을 강조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피해자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은 여전히 생생한 상태입니다.
강화된 법과 현실의 괴리
사건 이후 정부는 스토킹 처벌법을 개정하고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봤습니다. 또한 피해자 접근을 막기 위한 전자발찌 부착 대상도 크게 늘렸는데요. 이런 변화는 법적 안전망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스토킹 신고 건수는 매년 역대 최대치를 새로 경신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2년 사이 접근 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김훈, 김상수 등 스토킹을 거쳐 살인으로 이어진 강력 범죄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법은 강화되었지만 범죄의 위험 신호는 오히려 더 자주 울리고 있고, 피해자들의 체감 안전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피해자가 믿을 수 있는 보호는
문제의 핵심은 제도의 양적인 확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통령 역시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7월에 발표된 스토킹·교제 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필요한 제도 보완도 서두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법이 아니라 신고 이후에도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확실한 강제력입니다. 신당역 사건 피해자의 변호인인 민고은 변호사는 피해자가 국가의 보호를 믿고 신고를 시작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법원이 실질적인 믿음을 줄 수 있는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해자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강제력과 피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신변 보호 대책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안전한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