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확장재정 vs 긴축 한은…물가·금리 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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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6일 오전 8:34

발행: 2026년 7월 15일 오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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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7년 총지출 800조 원 이상 편성안을 발표하며 '2045 국가발전전략'을 시작했다. 제로베이스 지출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재원을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대응기금에 집중 투입하지만,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한국은행과의 정책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45를 향한 800조 확장재정

기획예산처가 2027년 총지출을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6년 본예산 727조 9,000억 원보다 10% 이상 증가한 규모로, 2022년 607조 7,000억 원이었던 지출이 5년간 190조 원 넘게 불어납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재원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세수입 증가 덕분입니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500조 원 이상으로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한 국가발전전략을 본격화하기로 했습니다. AI 대전환, 양극화 완화, 지방소멸 대응,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라는 5대 과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대개조 10대 핵심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제로베이스 구조조정과 메가프로젝트

대규모 지출을 단행하면서도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제로베이스' 구조조정을 병행합니다.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씩 감축하고 사업 폐지도 10% 수준까지 추진하는 강도 높은 조정이며, 감축 규모는 전년의 두 배인 50조 원에 달합니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손대기 어려웠던 법정 의무지출도 포함됐습니다. 내국세 연동 교육교부금은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장기추세선 수준으로 조정하고, 기초연금은 저소득 노인 집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확보한 재원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로 구성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신설 '미래대응기금'에 투입되며, 전남·광주 통합시에는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제공됩니다.

물가와 금리 사이, 갈림길에 선 정책

확장재정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지점은 물가입니다. 고환율·고유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에 달한 상황에서 기획처가 전망한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9.0%로, 최근 5년 평균의 약 3.2배입니다. 대규모 재정지출이 더해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 민감한 부분은 한국은행과의 정책 충돌입니다. 정부는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려 하지만 한은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양쪽 기조가 엇박자를 이룰 경우 금리 추가 인상이나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계대출 차주 1인당 연간 약 16만 3,000원의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물가 안정과 성장 사이에서 정책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향후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