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개입 의혹의 핵심으로…황유성 전 사령관 영장 청구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채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방첩사의 조직적 개입 혐의를 받는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 방첩부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들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고, 문 대령에게는 면담 강요 혐의까지 함께 적용했는데요.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특검의 칼날이 결국 군 정보기관의 수장을 겨누게 된 것입니다.
이번 영장 청구는 방첩사가 단순히 사건을 인지한 수준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개입해 진실 규명을 방해했다는 의심이 커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VIP 격노' 입막음과 빗장 쇄도한 통화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은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먼저 문 대령은 2023년 8월,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과 나눈 통화에서 해병대 간부들이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한 녹취가 포착됐습니다. 이른바 'VIP 격노' 입막음 시도로 불리는 이 통화는 방첩사의 개입이 단순한 선을 넘었다는 의혹에 불을 지폈습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황 전 사령관과 문 대령 사이의 빈번한 연락입니다. 2023년 8월 3일부터 24일까지 총 14차례나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 시기는 국방부가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회수한 뒤 경찰에 다시 넘기기까지의 결정적 국면이었습니다. 당연히 특검은 이 시점의 통화 내용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황 전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과도 잇따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있습니다. 앞서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의 통화가 사건 처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앞으로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장심사와 남은 수사 과제
황 전 사령관과 문 대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이번 심문에서 법원은 방첩사의 개입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는지를 따지게 될 겁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군 정보기관이 민간인 사건에 어느 선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검이 군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까지 구속 수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은 사건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군과 정권의 관계를 둘러싼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