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분 전에 내려진 재상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제기했습니다. 상고장은 마감 시한을 단 1분 앞둔 14일 밤 11시 59분에 제출됐는데요, 이로써 2017년부터 이어진 이른바 '세기의 이혼'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최 회장 측은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판결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연 5%에 달하는 지연이자를 피하기 위한 시간 확보 전략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하루에 약 1억 3천만 원의 이자가 쌓이는 셈이거든요.
9년 소송과 9,440억 원의 셈법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2017년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돼 9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1조 3,808억 원이 선고됐으나,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기여도를 제외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죠. 그런데 파기환송심에서도 분할액은 9,440억 원으로, 비율이 35%에서 33.3%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최 회장 측은 비자금 기여도가 빠졌음에도 분할 규모가 크게 줄지 않은 점과 SK실트론 지분이 포함된 점을 법리적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지급 방식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는데요, 최 회장이 시장 충격을 줄이고자 주식과 현금을 혼합해 지급하자고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은 전액 현금 지급을 고수하며 협의가 결렬됐습니다.
경영권과 주가 사이의 난제
막대한 현금을 단기간에 마련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최 회장은 SK㈜ 지분 67.3%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을 급하게 매각하면 주가 하락은 물론 경영권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실 SK㈜ 주가는 이번 소송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해왔고, 주가가 1만 원만 변동해도 지분 가치가 약 1,298억 원씩 움직이기 때문이죠.
물론 대법원은 법률심이라 사실관계보다는 법리 오해 여부를 따지는 만큼, 파기환송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결국 재상고가 받아들여지더라도 판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데, 이 경우 최 회장은 재원 마련과 지연이자 부담 사이에서 고심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SK그룹의 경영 불확실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