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뒤흔든 응원 한마디
6월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와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큰 파문이 시작됐습니다. 이 응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7월 1일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는데요. 청룡기 남은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고, 8월 6일 개막하는 봉황대기 출전 여마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배재고의 재심 신청을 받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7월 20일 징계의 정당성과 기간 적정성을 논의할 예정이라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몰랐다"는 해명과 여론의 온도 차
논란이 커지자 배재고 선수들은 경위서를 통해 "스타벅스나 탱크데이가 5·18과 관련된 혐오 표현인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어젯밤 뭐했노" 등 호남 지역을 향한 조롱성 응원이 이어졌고, 수차례 경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중의 비판은 거세졌는데요. 하필 광주에서 이런 응원을 했다는 점을 두고 거짓 해명이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5·18 관련 단체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5·18 3단체는 배재고 선수단이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진심 어린 성찰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오월 정신의 핵심이 '배제'가 아닌 '포용'에 있다며, 학생들이 화합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봉황대기 출전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광주제일고 역시 배재고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공식적으로 선처를 요청하는 등 화해의 분위기도 조성됐습니다.
정치권으로 번진 논란과 교육계 대응
사태는 정치권에서도 갈등의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방송에서 "5·18은 기억돼야 하지만 절대 성역이 되어선 안 된다"며, 스타벅스라는 단어와 5·18 사이의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요. 이는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5·18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로해야 할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또 다른 논란을 낳았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번 사안이 리센느 원이의 사투리 논란처럼 정치 진영의 전선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정치 불신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교육계는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7월 9일부터 배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역사 및 인권 교육, 혐오 표현 방지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은 11월 3일 광주에서 배재고와 광주 학교 간 재경기를 하자는 제안도 내놨는데요. 징계의 무게와 화합의 제안이 동시에 던져진 가운데, 20일 대한체육회의 결정은 단순한 출전 여부를 넘어 사회적 포용과 역사 인식의 기준을 보여주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