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덮친 영남권
2026년 여름은 역대급 더위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7월 31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72명의 온열질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으며, 5월 15일부터의 누적 환자는 총 1,781명,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특히 영남권을 중심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데요. 경남 양산은 8월 1일 낮 기온이 41.6도까지 치솟으며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새로 썼습니다. 부산 역시 7월 29일 38.8도를 기록하며 122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했죠.
이런 극한 더위 속에서 경남 지역의 온열질환자는 161명으로 늘어 서울의 158명을 넘어섰습니다. 경남 인구가 서울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가 얼마나 집중됐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북과 경남을 합친 영남권 환자만 전체의 20%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더위는 인명 피해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가축 43만여 마리와 양식 어류 16만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축산과 수산업계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열사병 급증과 집 안의 위험
폭염의 강도가 커지면서 질환의 종류와 발생 장소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열사병 환자가 2020년 1,073명에서 2023년 5,529명으로 5년간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를 넘으면서 의식 변화와 중추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인데, 온열질환 사망자의 95.8%가 열사병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 어지럼증이 나타나지만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실내에서의 위험성입니다. 행정안전부가 2011년부터 2025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인 극한 폭염 시 자택 내 온열질환자 비중이 평소 6%에서 12%로 약 두 배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폭염 기간 자택 내 사망자가 급증한 사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닌 셈입니다. 부산에서는 기저질환이 있던 20대 남성이 자택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실제로 발생했고, 연제구에서도 60대 남성이 고열로 병원에 이송되었습니다. 38도를 넘는 폭염은 더 이상 야외의 문제가 아니라 집 안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지키는 맞춤형 대응
온열질환은 발생 장소와 대상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현재까지 환자의 31%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며, 발생 장소는 작업장과 논밭 등 실외가 80%에 육박합니다. 다만 지역별로는 특성이 다른데요. 서울은 주로 오전 시간대에 고령층 환자가 많이 발생한 반면, 경기도는 한낮에 30세에서 59세 실외 작업자 사례가 집중되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차이를 반영해 지역별 맞춤형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도심 내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인천과 경기도는 실내외 작업장을 중심으로 한 집중적인 예방 관리 체계를 구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온열질환 위험도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8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역과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보호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규칙적인 수분 섭취와 냉방기기 적극 사용, 무더위쉼터 이용 등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특히 냉방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고령층과 독거노인에 대한 지자체와 이웃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