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는 늘었지만, 불안은 남아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4월 40세에서 64세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가 나왔는데요. 10명 중 8명이 노후 준비를 이미 했거나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10년 전보다 6%포인트 오른 수치입니다. 다만 준비의 무게중심은 국민연금 쪽으로 옮겨갔습니다. 사적연금이나 예금·적금 같은 개인 자산 비중은 오히려 줄었죠.
그렇다고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56%로 여전히 절반을 넘습니다. 40대가 57%로 가장 높고, 50대 54%, 60대 49% 순으로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낮아지는 흐름입니다. 국민대 계봉오 교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도가 높다고 짚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 이중 부담
중장년층이 처한 현실은 '낀 세대'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자녀 사교육비와 부모 간병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구조인데요. 아버지 간병비 부담이 컸다는 50대 응답자처럼 요양·간병 제도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60대 정선옥 씨는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봉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노후 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으로 의료·요양보호 서비스를 꼽은 비중이 11%포인트 이상 늘었습니다. 정부와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인식도 함께 커졌고요. 일을 계속하는 이유도 단순한 생계만은 아닙니다. 정년퇴직을 앞둔 60대 황주영 씨는 일한다는 게 또 하나의 젊음을 유지하는 일이라며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가사분담, 인식과 현실의 간격
가정 안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남편도 당연히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데 중장년층 64%가 동의했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비율은 22%에 그쳤습니다. 인식은 빠르게 바뀌었지만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겁니다.
10년 새 중장년층의 속내는 이렇게 갈렸습니다. 노후 준비에 대한 경제적 자신감은 커졌지만, 돌봄과 고용이라는 두 가지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인식의 변화가 실제 생활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