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의 성격을 두고 엇갈린 진단
지난달 30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2% 빠지면서 국내 대형 반도체주도 출렁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일 장 초반 3%대 약세를 보였고 프리마켓에서는 4% 가까이 밀리기도 했는데요. 알파벳과 아마존, 인텔의 부진한 전망에 키옥시아와 창신메모리 우려까지 겹치며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진 탓입니다.
증권가의 해석은 갈립니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급락이 실적 악화가 아닌 수급 이탈에 따른 착시라고 봅니다. 해외 펀드 청산과 개인 환매, 테마 ETF 자금 유출이 겹치며 펀더멘털과 무관한 매물이 쏟아졌다는 겁니다. 8~10월 외국인이 두 종목을 26조6천억원어치 순매도한 사이 자사주 매입은 46조5천억원에 달했습니다.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
근거로 제시되는 건 4분기 숫자입니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을 147조1천억원, 영업이익을 118조2천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영업이익률 80.4%입니다. 삼성전자는 매출 258조원, 영업이익 137조3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18% 웃돌 것으로 봤습니다.
KB증권도 방향은 같습니다. 2027년 메모리 시장이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승 사이클에 들어선다는 전망인데요. 범용 D램 40%, 낸드 32%, HBM 121%의 가격 상승률을 추정합니다.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PER이 삼성전자 3.0배, SK하이닉스 2.5배에 그친다는 점이 저평가 논리의 핵심입니다.
관건은 11월 매물 소화
AI 과잉투자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KB증권은 클라우드 사업자 영업이익률이 40% 수준이고, 현재 투자가 수요를 따라가는 증설 단계라며 반박했습니다. 와이즈경제연구소 차영주 소장도 최근 조정을 심리 위축으로 규정하고 연말 코스피 7000선 공방을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제시했습니다.
반대로 이익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자사주 매입만으로 하락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삼성전자 60만원, SK하이닉스 350만원으로 현재가 대비 두 배 안팎입니다. 11월 매물 소화와 숏커버링이 실제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