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를 붉게 물들인 200만의 환호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의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습니다. 스페인이 7월 19일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요. 우승 다음 날인 20일, 수도 마드리드에는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약 200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붉은 물결 속에서 선수들은 버스 위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고 팬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현장에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참석해 선수단의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주장 로드리는 어린 시절 카시야스와 이니에스타의 우승을 보며 자란 세대가 직접 영광을 안게 됐다며, 조국과 함께하는 우승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반면 패배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면서도, 스페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심경을 전했습니다.
질식 축구로 쓴 역사
이번 우승의 이면에는 숨 막히는 조직력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은 대회 내내 상대 공격수들의 호흡을 완전히 차단하는 이른바 '질식 축구'를 구사했는데요. 특히 결승전에서는 메시를 철저히 봉쇄해 정규 시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쿠바르시의 밀착 마크와 즉각적인 협력 수비가 메시의 패스 경로와 활동 공간을 지워버린 겁니다.
이러한 수비력은 4강전에서 음바페의 프랑스를 막아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은 8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하며 월드컵 역대 최소 실점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비매너적인 추태가 포착되기도 해 매너 논란이 일었지만, 스페인의 압도적인 경기 운영은 우승의 확실한 자격을 증명했습니다.
확대된 대회와 남은 과제
이번 대회는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고 48개국이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월드컵이었습니다. 경기 수는 104경기로 늘었지만, 광활한 개최지 특성상 이동 거리와 기후 변수가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특정 선수의 징계가 유예되는 등 FIFA의 중립성이 훼손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엄격한 출입국 통제로 이란 대표팀과 심판진이 어려움을 겪은 사실도 대회 운영의 아쉬운 지점으로 남았습니다. 한편 FIFA는 2030년 월드컵을 모로코, 포르투갈, 스페인이 공동 개최하고 남미에서 기념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확정했으며, 인판티노 회장은 본선 참가국을 64개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회 확대와 희소성 퇴색 사이에서 축구계의 갑론을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