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사헬, 쿠데타와 외세 재편의 지정학적 격랑

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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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8일 오전 11:16

발행: 2025년 12월 8일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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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군부 쿠데타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반서방 군부 쿠데타 벨트’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안보 실패와 프랑스 등 서방에 대한 반감이 배경이며, 쿠데타 성공국들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를 탈퇴하며 블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영향력은 쇠퇴한 반면, 러시아와 중국의 진출이 두드러지며 지역의 지정학적 구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정권을 뒤흔든 군부의 도전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베냉에서 군사 쿠데타 시도가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진압되었습니다. 쿠데타 군인들은 국영 TV를 장악해 치안 악화와 전사자 유족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 축출을 외쳤지만, 정규군의 신속한 대응으로 무산되었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즉시 성명을 내어 규탄하고 헌법 수호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 전체를 휩싸고 있는 거대한 정치적 지각변동의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2020년 말리에서 시작된 군부 쿠데타는 부르키나파소, 니제르로 이어지며 일종의 ‘쿠데타 벨트’를 형성했습니다. 이 연쇄적인 군사 개입은 단순한 우연이나 군부의 권력욕을 넘어, 지역 안보 체제의 근본적인 실패와 반식민·반서방 감정의 집단적 표출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알카에다나 IS 계열 이슬람 무장세력의 활동이 극심한 지역에서 민간 정권이 안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불신이 군부 개입의 명분으로 작용했습니다.

프랑스 철수와 세력 공백

이러한 군부의 등장 배경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 지배국으로서 사헬 지역에 수천 명의 군대를 주둔시키며 이슬람 무장세력 퇴치를 주도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지 정부군과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테러 위협은 오히려 확산되었고, 프랑스 군사 작전에 따른 민간인 피해는 반프랑스 정서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결국 2022년, 프랑스는 사헬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게 됩니다. 이 결정은 지역 안보에 즉각적인 공백을 만들었죠. 기존 정권이 의지하던 군사적 후원자가 사라지자, 군부 내부의 불만과 국민들의 체제에 대한 환멸이 결합되어 쿠데타를 위한 조건을 무르익게 했습니다.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 가운데에는 프랑스 국기를 태우는 모습도 빈번하게 포착되었습니다.

새로운 동맹과 블록화의 그림자

권력을 잡은 군부 정권들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공통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프랑스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었죠.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 같은 준군사 조직을 통해 군사 고문과 안보 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라늄, 금 같은 귀중한 자원 개발 권리를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떠난 자리를 러시아가 재빨리 메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이 세 군사 정권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에서 탈퇴를 선언하며 하나의 정치·군사적 블록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이는 서방의 영향을 받은 지역 기구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외부의 경제 제재나 군사 개입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이들의 연대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반서방 군부 쿠데타 벨트’를 공고히 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냉전 구도와 불확실한 미래

미국의 싱크탱크는 이 같은 현상을 단순한 군사정변이 아닌 ‘기존 질서에 대한 집단적 도전’으로 평가합니다. 안보 실패, 반식민 이데올로기,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신냉전적 경쟁이 한데 섞인 복합적인 지정학적 변화라는 겁니다. 중국의 경우 군사적 개입보다는 경제적 협력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접근하고 있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베냉에서처럼 쿠데타가 진압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기존의 서방 중심 질서에서 이탈하는 방향입니다. 군사 정권의 블록화가 지역 안정을 가져올지, 아니면 세력 다툼과 내전의 위험만을 높일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이 세계 강대국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서 주민들의 삶은 더욱 혹독한 안보와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