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재판 없이 막 내린 사건
미국 법무부가 전 CIA 분석관 수미 테리에 대한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 기소를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뉴욕남부연방지방검찰청과 기소유예 합의를 체결하면서, 27일로 예정됐던 배심원 재판은 열리지 않게 됐는데요. 테리가 12개월간 합의 조건을 이행하면 사건은 완전히 종결됩니다. 검찰은 이번 결정이 미국과 테리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는 입장만 밝혔고,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나
테리는 2013년부터 한국 정부를 위해 비공개 정보를 제공하고, 전·현직 미국 정부 관리와의 만남을 주선하며 명품 가방과 의류, 거액의 연구비를 받은 혐의를 받았습니다. 특히 2022년 토니 블링컨 당시 국무장관과의 비공개 회의 내용을 국정원 요원에게 전달한 사실과 약 9,245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죠. 다만 FARA 위반 혐의 자체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12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CIA 대북정보 분석관과 백악관 NSC 한국·일본 담당 국장을 지낸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입니다.
남은 조건과 쟁점
합의 조건에는 향후 1년간 국정원 관계자와의 접촉 금지, 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100달러 이상 선물 수령 금지, 해외여행 제한 등이 포함됐습니다. 변호인은 테리가 조국에 충실히 봉사해온 인물이며 한국 관리와의 접촉은 미국 이익과 북한·동아시아 업무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검찰은 그가 10여 년간 국정원과 접촉하며 미국의 비공개 정보를 넘기고 한국에 유리한 여론 형성에 관여했다고 봤습니다. 재판 대신 합의로 매듭지어진 만큼, 혐의의 진위를 법정에서 가리는 절차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조건 이행 여부에 따라 1년 뒤 최종 결론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