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어긋난 개막 전 풍경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개막을 앞두고 어수선합니다. 나고야의 크루즈선 접안 기념 환영 행사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일본 전국시대 인물로 분장한 무장대가 등장한 겁니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의 주역이라 한국 선수단과 대한체육회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여기에 나고야 국제공항에서 대형 태극기 입국이 제지된 일까지 겹쳤습니다. 깃대를 빼고 태극기만 들자는 제안도 거절돼 신유빈·서승재 선수는 빈손으로 입국장을 나서야 했습니다. 남자 하키 경기 전에는 북한 국가가 재생돼 선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이후 사과문이 나왔습니다.
선수촌도 절반의 운영
숙소 문제는 대회 준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아파트식 선수촌 대신 컨테이너·호텔형 크루즈선을 활용했는데, 2미터가 넘는 농구 선수에게 침대가 지나치게 작았고 판자로 조립된 침대가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기록적 폭우로 숙소가 침수돼 40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방 배정 지연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중국 체조 선수는 입국 후 6시간 동안 방을 받지 못했고 태국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24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인원이 늘면서 남녀 선수가 한 방에 배정되는 사례까지 나오자 조직위는 뒤늦게 시내 예비 호텔을 확보했습니다.
해명과 남은 과제
조직위원회는 환영 행사가 아이치·나고야의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인물을 지지하거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한국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와 조직위에 공식 서한을 보내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정치적 개입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실 한국은 41개 종목에 792명의 선수와 260명의 임원을 파견해 금메달 40~45개, 종합 3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선수단은 경기 외적인 논란에 휘말리지 말고 실력으로 답하자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시작을 딛고 '여기서, 하나로'라는 슬로건이 경기장 안에서 완성될지가 남은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