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의 성적표, 엇갈린 빅테크
7월 30일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실적은 빅테크의 AI 전략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실적이 공개된 직후 MS는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는데요. 반면 메타는 같은 시간 8% 급락하며 시장의 실망감을 그대로 받아냈습니다. 둘 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투자가 실제 돈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였습니다.
사실 이번 실적은 매출만 놓고 보면 모두 시장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MS는 분기 매출 900억 달러를 기록했고, 메타도 60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진짜 본 건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었는데요.
수익화 속도가 주가를 갈랐다
MS의 강점은 클라우드와 기업용 AI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핵심 서비스인 애저의 매출이 전년 대비 43% 급증하며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고, MS 365 코파일럿 유료 이용자도 3,000만 명에 달했습니다. AI 투자 비용이 늘어 잉여현금흐름이 23% 줄었지만, 투자가 구체적인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겁니다. 이에 월가에서는 MS의 AI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긍정론이 우세했고, 에버코어 ISI는 애저 성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메타는 광고 매출이 늘었음에도 AI 관련 비용이 급증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비용이 55% 이상 늘면서 영업이익은 8%, 순이익은 14% 줄었고, 특히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91% 급감한 7억 8,4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주당순이익 7.22달러를 밑도는 6.18달러가 나오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결국 UBS, JP모건, 스코샤뱅크 등 주요 증권사들이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추었습니다.
달라진 월가의 잣대와 남은 과제
월가의 시선이 한층 냉정해졌습니다. 과거처럼 AI 기술의 미래 가능성만으로 호평받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투자 대비 수익을 따지는 단계에 접어든 것입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단기 실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초지능 AI라는 장기 비전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연산 자원을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클라우드 사업 구체화나 수익화 로드맵의 부재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 등 거시 환경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결국 누가 먼저 현금을 창출하느냐의 경쟁으로 번지고 있으며, 이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비전 선언이 아닌 실질적인 수익 증명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