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보다 작은 나라에 쏟아지는 미군 전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한다고 선언하면서 카리브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항공사, 조종사, 마약상, 인신매포자들에게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 공역을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본격적인 군사 작전의 서막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9월부터 '남부 작살'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카리브해에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한 군사 자산을 대규모로 배치해왔습니다. 구축함, 전투기, 드론 등 최신 예비력이 한반도 면적보다 작은 베네수엘라를 향해 포진한 상황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공 폐쇄가 공습 전 취하는 첫 번째 조치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군사 작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마두로 정권의 취약한 군사력과 저항 전략
베네수엘라 군대는 미군의 압도적인 전력 앞에서 정면 대결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군인들의 월급은 생계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보유한 무기 대부분은 수십 년 된 구형 러시아제 장비들입니다.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군인들과 노후화된 장비로는 미군과의 정규전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베네수엘라 군부는 전국 280개 주요 거점에 소규모 부대를 분산 배치하고, 미군 침공 시 게릴라전과 파괴 공작에 나서는 '장기 저항'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러시아제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5000발을 추가 배치하는 한편, 수도 카라카스에서 치안을 일부 붕괴시켜 혼란을 야기하는 '무정부화' 전략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정면 대결보다는 장기 소모전으로 미국의 의지를 꺾겠다는 전략을 택한 겁니다.
반미 연대의 한계와 국제사회의 반응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반미 연대'를 구축해왔지만, 실제 위기가 닥치자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과거 베네수엘라에 경제 원조와 군사 장비를 지원했지만, 최근 들어선 자국의 사정으로 지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중국은 국내 경기 악화로 베네수엘라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여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공 폐쇄 선언을 '식민주의적 위협'이자 '불법적인 공격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란과 쿠바, 니카라과 등 다른 우방국들도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석유와 광물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계산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와 광물 자원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계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이며, 희토류와 콜탄 등 전략적 광물 자원도 풍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무력 사용을 고려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미국은 이미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 직항편을 폐쇄했지만, 다른 국가 항공사들은 여전히 베네수엘라를 오가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영공 폐쇄 선언 이후 스페인, 포르투갈, 튀르키예 등 최소 6개국 항공사가 베네수엘라행 항공편을 취소하면서 실제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카리브해 군사 작전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