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사칭 영상의 확산
유튜브에서 건강 정보를 찾는 고령층이 늘면서 AI로 만든 가짜 전문가 영상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 자료를 보면, 2026년 4월 기준 ‘노인 건강’ 조회수 상위 100개 영상 중 42개가 생성형 AI 제작물입니다. 이 가운데 24개는 의사나 간호사를 사칭했고, 실제 전문가가 나온 영상은 6개뿐이었습니다.
문제는 연출입니다. 가상의 전문가 이름을 채널명으로 걸고 진료 장면을 꾸미거나, “계란을 이렇게 먹으면 건강을 망친다” 같은 불안감을 자극하는 문구를 앞세웁니다. AI 제작 사실을 알리는 표시가 빠진 영상도 적지 않았습니다. “블루베리가 당뇨약을 대체한다”는 식의 주장은 약 복용 중단이나 진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플랫폼과 당국의 대응
논란이 커지자 구글코리아는 채널 51곳과 영상 100건을 검토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채널 10곳을 폐쇄하고 영상 31건을 삭제했으며, AI 표시가 없는 13건에는 라벨을 붙였습니다. 수익화 중단도 5개 채널의 영상 10건에 내려졌습니다.
다만 사후 조치만으로는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정보 수집 실적은 2024년 28만7,306건에서 2025년 7만235건으로 75.6% 줄었습니다. 검증 완료율도 93.3%에서 38.5%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3년간 삭제나 차단 조치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제도 공백이 남긴 숙제
배경에는 고령층의 정보 이용 구조가 있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60대의 45.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건강 정보를 찾고, 인터넷 포털 이용률은 49.7%,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은 14.4%입니다. 익숙한 플랫폼에서 본 영상이 전문가 조언처럼 보이면 판별은 더 어려워집니다.
박지원 의원은 광고 규제와 별개로 위해성이 큰 건강정보를 시정 요구하거나 금지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발원도 인력과 예산 부족, 법적 권한 한계를 인정하며 보건복지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공기관과 플랫폼, 의료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작동할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