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이 만든 반사효과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가 43%에서 57%로 14%포인트 급등했습니다. 통상 외부 압박은 지도자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기 마련인데, 이번엔 정반대로 움직인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압박이 오히려 젤렌스키를 향한 국민적 결집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배경에는 미국 특사들의 방문이 자리합니다. 이들은 젤렌스키를 만나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시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느 때보다 종식에 가깝다"고 공언했습니다. 러시아에 4년 넘게 억류됐던 미국인 스티브 허버드의 석방을 근거로 들면서, 푸틴과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죠. 다만 이 발언은 미국 중간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이라 선거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휴전을 둘러싼 줄다리기
젤렌스키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미국 고위 특사와 회담한 뒤,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투를 멈추는 방안에 "예"라고 답했습니다. 전선을 동결하는 것이 전쟁을 끝낼 현실적 방법이라는 겁니다. 반면 러시아가 요구하는 돈바스 영토 양보는 "공정하지 않다"며 거부했습니다. 전장에서 이기지 못한 러시아가 땅으로 우리를 몰아내려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푸틴도 움직였습니다. 미국 특사 윗코프와 세 시간 회담을 가진 뒤 11월 10일 이후 3자 협상 재개에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협상은 아부다비에서 열릴 전망입니다. 다만 실무 협상단 수준의 동의라는 점에서 정상 회담과는 결이 다릅니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없이 우리 문제를 논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고, 러시아는 돈바스 영토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실제 휴전 합의까지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남은 변수
논란도 있습니다. 윗코프 특사가 허버드 석방과 관련해 푸틴을 "인도주의자"라고 칭찬한 대목인데요. 트럼프는 이에 대해 "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석방 과정에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논란의 확산은 피하려는 모습입니다.
결국 관건은 안전보장입니다. 젤렌스키는 종전 이후 국민이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토와 안전보장이라는 두 축이 맞물린 만큼, 협상 테이블이 열린다 해도 진통은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