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조 역대 최대 예산 확정...162조 '미래대응기금' 신설 두고 공방

V경경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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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일 오후 10:36

발행: 2026년 9월 1일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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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7년 역대 최대인 820조 원 예산안을 확정하고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개선된 재정 여력을 미래 투자와 불황 대비에 활용하려는 취지지만, 정부 재량 지출 확대로 국회 예산 통제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역대급 예산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 9,000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전년보다 12.8%나 늘어난 이 예산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법인세와 소득세 급증이 뒷받침된 결과인데요. 특히 전체 예산의 5분의 1에 달하는 162조 3,000억 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별도 적립하기로 하면서, 이 기금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예산 편성으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0.1%까지 떨어질 전망입니다. 올해 본예산 3.9%와 비교하면 극적인 개선인데, 이는 세금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정부가 거둔 돈과 쓴 돈이 거의 맞아떨어지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8.3%로 3%포인트 이상 낮아지면서 나라살림이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입니다.

162조 원의 미래대응기금, 어디에 쓰이나

미래대응기금은 호황기에 세수가 많이 걷힐 때 이를 쌓아두었다가 불황기에 푸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기 변동에 따른 지출 급등락을 막고, 추가경정예산 없이도 재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금의 30%인 52조 9,000억 원은 첫해에 4대 분야에 집중 투입됩니다. 전남광주 통합지원금 등 지방 성장 기반에 15조 3,000억 원, AI와 반도체 산업 지원에 14조 2,000억 원이 배정되었습니다. 또한 청년미래적금과 혼인·출산 지원에 13조 3,000억 원, 이공계 및 지방 국립대 장학금 등 인재 양성에 10조 1,000억 원을 각각 투입합니다.

나머지 109조 4,000억 원은 총괄계정에 적립해 비상금 형태로 보존합니다. 이 가운데 12조 5,000억 원은 신규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나머지는 세입 감소나 긴급 투자 필요 시 쓰일 예정입니다.

'재정 저수지'인가, '쌈짓돈'인가

문제는 이 거대한 기금을 정부가 얼마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정부는 기금 내 지출액의 30%를 재량으로 변경할 수 있어, 국회의 예산 심의를 우회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금이 제2의 일반회계가 되지 않도록 적립 한도와 일몰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염명배 충남대 명예교수 역시 정부가 까다로운 예산 심의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기금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실 이번 재정 개선이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한 외부 요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과제입니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기업 지원 성과에 상응하는 세 부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세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지출이 1,0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출 속도를 조절해 연착륙시킨다는 계획인데, 이 계획이 지속 가능하려면 일시적인 세수 증가에 안주하지 않는 구조적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