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선체 위에서 기다린 20분
부산 오륙도 동쪽 바다에서 예인선이 전복되면서 선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유일하게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사고 당시 식당에서 요리를 하다가 갑자기 배가 기울는 것을 느끼고 뛰쳐나왔는데요. 뒤집힌 선체 선미 위에서 버티던 그는 인근에 있던 예인 대상 상선이 내려준 사다리를 타고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구조된 뒤에도 몸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이 사고는 9월 2일 오후 1시 29분쯤 발생했습니다. 부산항 관공선 부두를 당일 오전 10시 15분에 출항한 286톤급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는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진 6만 6천톤급 라이베리아 선적 컨테이너선을 예인하려다 전복되었습니다. 당시 배에는 한국인 6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총 8명이 타고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선원 1명이 구조되고 50대 한국인 선원 1명은 의식 없는 채 발견됐으나 병원에서 끝내 숨졌습니다. 나머지 6명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입니다.
수심 87m와 거센 조류가 만든 장벽
사고는 발생 2시간 만인 오후 3시 27분쯤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예인선이 수심 약 87m 지점으로 완전히 침몰하면서 실종자 수색은 한층 어려워졌습니다. 해경과 해군은 함정 19척과 항공기 3대, 해군 광양함의 무인잠수정까지 동원해 밤샘 수색을 펼쳤지만, 추가 구조 소식은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수색에 가장 큰 걸림돌은 기상과 해류입니다. 사고 해역에는 초속 46m의 북서풍이 불고 파도가 11.5m 높이로 일었으며, 조류는 3노트 이상으로 매우 빨랐습니다. 깊은 수심과 강한 조류가 겹치면서 수중 수색 여건은 극도로 열악해졌습니다. 해경은 침몰 선체 내부뿐 아니라 조류에 밀려나갔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가로 25km, 세로 12km 구역을 15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조명탄을 쏘며 실종자를 찾는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가용 자원 총동원과 남은 과제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즉각 대응 체계를 가동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고,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해양경찰서를 직접 찾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해수부는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렸으며, 부산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실종 선원 가족 지원에 나섰습니다. 외국인 피해자를 위한 통역 서비스도 함께 제공되고 있습니다.
구조된 인도네시아 선원은 제2기관사가 자신을 따라오다 바다에 빠졌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실종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짐작하게 합니다. 선내에 갇혔을 가능성과 바다에 떠밀렸을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가운데,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해경은 수색 작업이 끝나는 대로 두 선박의 정확한 충돌 경위와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