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법정으로 돌아온 사람
2026년 10월 27일 대구지방법원에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인 신분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정치자금 부정 지출 혐의를 받는 선거용역업체 대표 박모씨와 회계책임자 김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었는데요. 홍 전 시장은 이들의 변호를 직접 맡아 심문에 임했습니다.
그는 2024년 9월 변호사 재등록 소식을 전하며 송무 활동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재등록 이후 첫 변론은 자신의 측근들이었습니다. "자신 있거든 나를 불러 조사하라"는 말도 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털자'를 둘러싼 공방
사건의 출발점은 2025년 3월 한 시민단체의 고발입니다. 명태균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비 4,370만 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이었죠. 경찰은 이 과정에서 캠프 자금 흐름을 들여다봤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허위 회계보고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홍 전 시장의 반박은 명확합니다. 경찰이 카카오톡 대화의 '털고, 털자'라는 표현을 가공거래로 오해했다는 겁니다. 그는 이 말이 선거비용 정산 때 쓰이는 회계 속어이며 국회 예산 심의에서도 등장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거래 내역서와 국회 정책자료집을 증거로 제출하며 "생짜 가공거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대로 경찰은 부정 지출 정황이 구체적이라고 봅니다. 가공거래와 허위 증빙서류로 회계보고서를 제출했다는 혐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 그리고 남은 질문
법원은 손봉기 부장판사의 심리 끝에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도망·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영장 기각이 혐의 자체를 없애는 건 아닙니다. 대구경찰청은 수사 방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고, 홍 전 시장 본인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법원이 사실관계가 아닌 구속 필요성만 판단한 만큼,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