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슈퍼사이클, TSMC 실적으로 입증되다
TSMC가 AI 인프라 붐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9% 급증한 약 149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한 달 매출로 환산하면 2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상반기 누적 매출 역시 113조 원에 달하며 월간, 분기, 상반기 모두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이런 폭발적인 성장은 3나노 첨단 공정의 조기 완판이 뒷받침했습니다. 엔비디아와 애플,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올해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팔렸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뚜렷해지면서 TSMC의 시장 지배력도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실제로 TSMC는 지난 1분기 기준 글로벌 순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73%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월가는 왜 쏠림을 경계하나
눈부신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 곳곳에서는 조심스러운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인베스코, 블랙록, 피델리티, JP모건 등 월가 주요 운용사들이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였습니다. 이들 기업의 MSCI 신흥국지수 비중이 30%대까지 급증하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을 우려한 결과인데요.
물론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특정 섹터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될 때 나타나는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한편으로는 메타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5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빅테크의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공격적이라는 점도 사실입니다. 업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AI 수요가 무한하며 유일한 제약은 에너지일 뿐이라는 낙관론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확장하는 공급망과 남은 과제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TSMC는 대만 자이 과학단지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증산이 아니라 AI 반도체 특유의 복잡한 공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입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TSMC의 올해 AI 반도체 매출이 400억 달러를 돌파해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시장의 부담 요인도 적지 않습니다.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지난해 약 2,44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는 2년 전보다 14배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급격한 차입 확대가 스프레드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지, 아니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아직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