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관광객 감소세
올해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가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일본 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1월 방일 외국인은 약 359만 7천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약 4.9% 줄었습니다. 이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이었습니다. 전년 동월 98만 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문객이 61%나 감소한 38만 5천 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숫자를 끌어내린 겁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 관광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수치입니다.
반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국가도 있습니다. 한국인 방문객은 무려 21.6% 증가한 약 117만 6천 명을 기록하며,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대만(69만 4천 명), 미국(20만 7천 명), 호주(16만 명) 등에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이 나타나, 일본 관광 시장의 수요처가 다변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감소 배경엔 정치·외교적 갈등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뚝 끊긴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우려가 있습니다. 중국은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자제하도록 권고해왔습니다. 더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발언입니다. 그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일 간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되었습니다. 이에 중국 측은 공식적 제재는 아니지만, 여행사들을 통해 일본행 단체 여행 상품 판매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일 자제령'의 영향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갈등은 최근 표면화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일본 내 중국인 대상 범죄 증가를 이유로 방일 자제를 권고하자, 일본 정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기하라 세이지 관방장관은 "중국인이 피해자인 흉악 범죄는 오히려 감소했다"며 치안 악화 주장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이런 논쟁은 단순한 관광 통계를 넘어, 양국 관계의 냉각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응과 관광 시장의 재편
일본 관광 당국과 업계는 이 같은 충격에 대한 대응에 분주합니다. 당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 여행객(FIT) 유치에 더욱 힘쓰고, 한국, 동남아, 유럽, 미국 등 다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일본 관광이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드러냈습니다. 관광 시장의 다변화는 오랜 숙제였지만, 이번 위기를 계기로 보다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중국의 춘제(설)를 맞아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며 간접적으로 무드 메이킹에 나섰습니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번역된 메시지에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강조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밝혔는데, 이는 현재의 얼어붙은 관계 속에서도 대화 채널은 유지하려는 의지로 읽힙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치가 단기적 정치적 의도인지, 아니면 장기화될지에 따라 일본 관광 산업의 회복 속도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확실한 건, 일본을 찾는 사람들의 국적 지도가 바뀌고 있으며, 이 변화가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