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원대로 커지는 내년 예산안
정부와 민주당이 2027년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인 729조 9천억 원보다 10% 이상 증액한 800조 원대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예산안에는 IMF 공적자금 상환을 마무리할 재원도 반영되어 있어, 우리 경제 역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전망입니다. AI와 미래 성장, 청년, 지방주도성장, 국민 안전을 5대 집중 투자 분야로 선정했는데요. 특히 AI 반도체 3대 메가프로젝트와 같은 미래 성장 동력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분할 계획입니다.
교육과 지역 격차 해소에도 무게를 뒀습니다. 지방 국립대학교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이 예산안에 포함되었는데요. 이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교육 기회를 평등하게 만드는 취지로 분석됩니다. 당연히 재원 규모가 커지다 보니 세출 구조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사관계와 국제 제재가 던지는 과제
예산안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노사 관계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생산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단 25표 차이로 부결되었는데요.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밤샘 협상 끝에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400% 이상 지급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이처럼 대표 제조업체들의 노사 관계가 제각각인 상황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의 실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재무부가 이란의 석유 밀수와 제재 회피망을 차단하기 위해 전 세계 60여 개 단체와 개인, 선박을 제재 목록에 올렸습니다. 디지털 자산과 금, 항공, 해운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 및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2차 제재 방안도 포함되어 있어 글로벌 교역 환경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 장관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한 2년 계획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안전망과 향후 전망
국내적으로는 제주에서 발생한 전직 경찰관의 가정폭력 살인 사건이 사회적 안전망의 허술함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접근 금지 명령 상태에서 범행이 일어난 만큼, 국민 안전 분야에 대한 예산 투자의 실질적 성과가 중요해졌습니다. 정부가 5대 집중 투자 분야로 국민 안전을 내걸었지만, 예산 규모가 늘어난다고 해서 자동으로 국민 체감 안전도가 높아지는 건 아닙니다.
800조 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면서 각 분야의 수요는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IMF 공적자금 상환 마무리라는 상징적 성과와 함께, AI와 반도체 등 미래 산업 육성, 지방 국립대 지원 등 다양한 민생 공약이 예산에 담겼는데요. 다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 심화될 경우, 예산안 통과 시점이 늦어지면서 정책 실행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