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8개월 만에 나온 첫 배상 결정
2023년 11월, 쿠팡에서 3천만 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상당한 파장을 낳았습니다. 이름과 이메일은 물론이고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 내역까지 포함된 탓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컸는데요.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처음으로 쿠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원회는 신청인 50명에게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는데요. 이는 쿠팡이 기존에 제시했던 5만 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보다 두 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위원회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 점과 실제로 해커가 일부 고객에게 직접 접근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10만 원의 의미와 3조 원의 딜레마
당연히 이번 결정은 단순한 50명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쿠팡이 조정안을 수용하면 위원회는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동일한 배상을 권고할 예정인데요. 전체 유출 규모인 3,756만 명에게까지 확대될 경우, 배상 규모가 3조 7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물론 조정안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쿠팡이 이의를 제기할 여지도 있습니다. 쿠팡은 결정서를 받은 뒤 15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밝혀야 하는데, 이 시한 안에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 개별 민사 소송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SK텔레콤도 비슷한 사례에서 조정안을 거부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집단 분쟁으로 번지는 쟁점들
사실 쿠팡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이미 여러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4만 6천여 명이 참여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집단 분쟁조정이 진행 중이고, 미국에서도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결정은 이처럼 거대해진 사안들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입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10만 원 선에서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들의 배상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쿠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이고, 소비자 측과 기업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사안은 당분간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