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형 화재, 77년 만의 참사에 안전 시스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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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9일 오전 9:51

발행: 2025년 11월 28일 오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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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발생한 77년 만의 최악의 아파트 화재로 128명 이상 사망하고 200여 명이 실종됐다. 가연성 외장재와 안전 관리 미흡이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며, 주민들의 사전 신고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대응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고층 건물 안전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냈으며, 시민들의 분노와 함께 연대의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지옥을 연 43시간

홍콩 타이포구의 32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시작된 불길은 43시간 동안 꺼지지 않았습니다. 1,9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이 단지에서 최소 12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화재는 1948년 이후 77년 만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여전히 2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한 상태에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장을 찾은 한 생존자는 "지옥에 갇힌 줄 알았다"며 당시의 참혹함을 전했는데요, 건물 외벽 전체가 새까맣게 그을린 모습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킵니다.

안전 관리의 치명적 허점

화재 조사 결과 가장 큰 문제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스티로폼 패널이었습니다. 불이 1층 외부 그물망에서 시작되어 이 가연성 재료들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죠. 더 충격적인 것은 주민들이 지난해 7월부터 화재 위험을 수차례 신고했음에도 당국이 "화재 위험이 비교적 낮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안전 관리의 치명적 허점이 참사를 키운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홍콩 당국은 현재 621억 원 규모의 보수공사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관련자 11명을 체포한 상태입니다.

시민들의 분노와 연대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광 푹 공원에는 꽃다발과 손편지로 가득 찬 추모의 공간이 마련됐고, 인근 학교 학생들은 하굣길에 직접 꽃을 들고 와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중국 선전에서 40분 넘게 달려온 한 시민은 "하늘이 타이포를 도와주길"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런 연대의 모습과 함께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재난에 취약한 고층 아파트에 살 수밖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의 교훈

이번 화재는 2017년 영국 그렌펠 타워 참사와 유사점이 많습니다. 그렌펠 타워도 가연성 외장재로 인해 7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당시에도 화재 위험 경고가 무시당했죠. 국내에서도 2015년 의정부 화재와 2017년 제천 화재에서 스티로폼 단열재가 화재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렇게 유사한 안전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건물 안전管理系统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3일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사망자 가족에게 위로금과 생계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번 참사가 안겨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