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실패 후 열린 청문회, 사과와 부인이 교차했습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후폭풍 속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지난 30일 대한축구협회 현안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정몽규 전 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등 논란의 핵심 인물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두 사람은 국민과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책임감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감독 선임 과정의 특혜 의혹이나 협회 내 카르텔 구조에 대한 질문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사과는 했지만, 핵심 의혹에 대한 실질적인 진실 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정 전 회장의 13년 임기 동안 협회가 사조직처럼 운영됐다며 강하게 질타했는데, 특히 문체부 출신 인사들의 부회장 임명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협회 지배구조와 카르텔 논란, 내부 쇄신이냐 외부 압력이냐
홍명보 전 감독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협회 카르텔을 비판하는 축구인들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는 모든 축구인이 힘을 모아야 변화가 가능하다며, 문제를 아는 이들이 직접 현장에 들어와 책임감을 갖고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젊은 축구인들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협회에 들어와 개선을 이끌어주길 바란다는 말은 외부 비판과 내부 쇄신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자 협회 부회장은 시도민 구단의 공공적 가치를 강조하며 지역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역할을 부각했습니다. 그는 혈세 투입에 대한 우려는 인정하면서도, 구단이 지역 주민의 스포츠 복지와 공동체 통합을 위한 필수 공공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축구계가 단순히 승패를 넘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국회 결의문과 특별감사, 축구계 개혁의 향방은
청문회를 마무리하며 국회 문체위는 협회의 지배구조 혁신과 파벌 청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독립적인 감사 기구 설치와 내부신고자 보호 제도 도입, 그리고 외부 회계감사 정례화 등 구체적인 개선책이 담겼는데요. 문체부 역시 축구 행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특별 감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조치가 주목됩니다. 다만 이용수 협회장 직무대행은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에 대한 항소를 취하지 않고 2심 판결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증인 15명 중 상당수가 불출석하는 등 청문회 자체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나왔습니다.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변화를 맞이하려면 제도적 장치와 함께 현장의 성찰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