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갈등이 가져온 전환점
테슬라가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서 중국산 부품을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올해 초 내려진 것으로, 이미 일부 부품 교체가 진행되었고 향후 1~2년 내 모든 부품을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관세 부담 증가가 공급망 재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는데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발 부품 수급 차질을 겪으면서 중국 의존도의 위험성을 절감한 테슬라는 공급업체들에게 중국산 부품을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대체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협력사들은 멕시코와 동남아시아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죠.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차량의 북미산 부품 비중은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터리 공급망의 대변환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배터리 공급망입니다. 테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CATL의 LFP 배터리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관세 부담까지 증가하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테슬라는 네바다주에 자체 LFP 배터리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기회도 커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CTP 기술을 적용한 LFP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 공급과 ESS 시장 협력을 강화하고 있죠. 테슬라 CFO 바이바브 타네자는 미국 내 자체 LFP 셀 생산 확대와 함께 중국 외 공급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연쇄 반응
테슬라만이 아닙니다. GM 역시 협력업체들에게 중국산 부품을 공급망에서 제거하도록 지시했으며, 2027년까지 중국 조달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입니다. 애플도 아이폰과 맥북에 사용되는 희토류를 미국 내에서 조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 미국 내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을 '아시아 구매 허브'로 선정하며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죠. 독일 연구개발 및 구매 부서와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을 밝히면서 삼성, LG 등 국내 기업과의 기술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향후 전망과 남은 과제
테슬라의 탈중국 전략이 완전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을 극복해야 합니다. 가장 큰 도전은 저가형 모델의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공급망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특히 LFP 배터리의 경우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여전히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관계자는 완전한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러한 결정이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공장은 약 400여 개의 중국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고 중국 내수 및 아시아·유럽 시장에 공급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공급망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