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엘라 압박에 '제재'와 '군사' 양날 겨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 트럼프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미국은 이미 마두로 정권을 외국테러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봉쇄하는 강경 조치에 나섰다. 해상에서는 유조선을 나포하고,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격침하는 등 군사적 행동도 병행했다. 더욱이 카리브해 지역으로 특수작전 항공기와 병력을 대거 전개하며 군사적 옵션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일련의 움직임은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경제적 압박에 초점, 당분간 군사 충돌 가능성 낮아
그러나 백악관은 당분간 군사적 개입보다는 제재를 통한 경제적 압박에 집중할 방침이다. 25일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군에 최소 두 달간 베네수엘라 석유 봉쇄 조치 집행에 집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지상 공격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큰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말쯤 경제적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며 제재 효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미국의 봉쇄 조치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차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WTI 기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공급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 고립으로 마두로 정권이 스스로 무너지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대응과 국제사회 갈등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압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국회는 '항해와 무역의 자유 보장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해상 봉쇄나 유조선 나포 등 불법 행위를 추진하거나 지원하는 자에게 최대 20년 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해 미국을 규탄했다. 사무엘 몬카다 베네수엘라 대사는 "미국이 국제 수역에서 무장 강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24일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 순레이 부대표는 "미국의 일방적 강압 행위는 주권과 항행의 자유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바실리 네벤자 대사도 "미국의 봉쇄는 국제법 위반이며, 서반구에 혼란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마약 카르텔과 연계되어 서반구 안보를 위협한다며 제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마이크 왈츠 미국 대사는 "유조선 나포는 제재 집행의 합법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전망: 긴장 지속, 그러나 군사 충돌은 불확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석유 수출이 막히면 외화 수입이 끊기고, 이미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식량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압박으로 마두로 정권의 지지 기반을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를 유도하려 할 것이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이 카리브해에 특수부대를 전개한 것은 군사 작전을 위한 사전 배치로 해석되지만, 백악관의 최근 입장을 보면 당장 지상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특수부대를 활용한 국지적 타격이나 비밀 작전은 언제든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바 있어 향후 행보에 따라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지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중·미러 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더욱 확전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