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풀리는데, 비거주 규제는 엇갈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2배 높이면서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7만 가구의 잔금대출 길이 열렸습니다. 약 30조 원의 추가 대출 재원이 확보됐고, 이 중 최대 13조 원은 집단대출로 우선 배정될 예정입니다. 집단대출은 금융사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와 무관하게 취급되기 때문에, 총량 규제에 묶였던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협도 대출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는 금융사들이 총량 규제를 걱정하지 않고 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실거주를 유도하기 위해 비거주 1주택자를 규제하는 방침은 세제와 금융에서 전혀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같은 주택이라도 세법상과 금융권에서 받는 대우가 달라 수요자들이 쉽게 헷갈려 하는 상황입니다.
30일이면 되는 곳, 1년을 요구하는 곳
금융위원회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면서도 예외 기준을 상당히 느슨하게 잡았습니다. 주민등록상 30일 이상 거주한 적이 있다면 실거주로 인정해 전세대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줍니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종합부동산세 공제를 축소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 기간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거주 요건은 금융권 기준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취학이나 질병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더라도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에서 주소를 옮긴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합니다. 같은 비거주 1주택자라도 금융에서는 30일이 통과 기준인 반면, 세제에서는 1년 이상 거주가 필요한 셈입니다. 이런 차이는 금융권이 거주 경험 여부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반면, 세제는 거주 기간을 비례적으로 따지는 데서 비롯됐습니다.
부처 간 기준 통합은 요원한 상황
이처럼 기준이 제각각이다 보니 세제 규제를 받는 1주택자는 금융 규제가 느슨하다고 느끼고, 금융 규제를 받는 쪽에서는 재건축 같은 특정 사유가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여신심사위원회를 통해 불가피한 사유를 탄력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재경부는 금융과 세제의 성격이 다르다며 기준을 맞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집단대출 확대는 입주 물량을 고려한 일시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비거주 규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거주 유도에 있습니다. 다만 두 정책이 동시에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일관성 있게 읽히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대출은 풀어주면서 거주 요건은 제각각으로 운영하는 현재의 정책 기조가 집값 안정과 실거주 유도라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