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 대출을 둘러싼 책임 공방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대출 책임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데요. 메리츠는 1,000억 원만 에스크로에 예치하고 나머지는 MBK가 직접 조달하라는 조건부 제안을 내놓았고, 이를 두고 MBK는 사실상 대출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홈플러스의 정상화 작업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측의 엇갈린 계산법
메리츠는 MBK가 지난 10여 년간 4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홈플러스 투자펀드에서만 1조 원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하며 대주주의 추가 현금 투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MBK가 주장하는 2조 5,000억 원의 손실은 장부상 평가손실일 뿐 실제 자본 손실은 아니라고 지적했는데요. 반면 MBK는 미실현 평가이익을 현금 수익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운용보수는 100억 원 미만이고, 이미 400억 원의 현금 증여와 600억 원의 연대보증 등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청산 가치를 두고도 해석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MBK는 메리츠가 원금 1조 3,000억 원 외에 5,161억 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메리츠는 부동산 가치 하락과 처분 비용을 고려하면 원리금 전액 회수조차 어렵다고 맞받았습니다.
임박한 기한과 현장의 혼란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MBK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하반기로 연기하면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습니다. 사실 제재심 결과가 회생 계획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겁니다. 홈플러스의 회생기한 만료일이 오는 7월 3일로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대주주와 채권단이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매장에서는 주요 상품 진열대가 비는 등 물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점포 폐점과 구조조정 우려 속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는 등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7월 3일까지 실질적인 자금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회생 절차의 연장조차 장담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