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에 민원 쇄도…지방은 매물 쌓여가고
정부가 지난 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입법 예고 단계부터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닷새 만에 2,5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는데, 대부분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지나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시에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있어,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것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80%까지 올리고, 종부세 기본공제 방식도 기존 일괄 9억 원에서 거주용 주택 비중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꿨습니다. 이렇게 되면 비거주나 임대용 주택을 많이 가진 다주택자일수록 내야 할 세금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종부세 공식 바뀌자 지방 다주택자 '직격탄'
지방 시장에서 이미 매도 심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아파트 매물 증가율을 보면 경북이 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광주·전남과 전북은 각각 2.4%를 기록했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는 5.6%,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5.2%까지 매물이 늘어나 지방의 수요 부진 상황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방이 이미 미분양과 체감 경기 위축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수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주택사업경기 전망 지수가 대부분 지역에서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며 침체 우려가 상족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수요가 딸린 상태에서 매물이 쏟아지면 가격 하방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곽 지역 매물을 먼저 내놓으면서 강남 등 핵심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완 요구와 시장 안정 사이 정부 고심 깊어져
세 부담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취학, 이직, 부모 봉양 외에 '양육'을 실거주 인정 예외 사유에 추가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자녀 근처로 이사한 경우 비거주 1주택자로 분류돼 보유세가 급증한다는 불만이 컸습니다. 다만 실거주 인정 요건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면 갭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정치권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역시 이번 주 중 수도권 추가 주택 공급 방안과 구체적인 금융 지원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입법 예고 기간은 20일까지이며, 당정 협의를 거쳐 확정된 최종안은 다음 달 3일 이전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세제 개편의 취지는 집값 안정과 공정 과세에 맞춰져 있지만, 지방 시장의 연착륙과 실수요자의 부담 완화 사이에서 정부의 균형 잡힌 대응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