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들인 만찬장, 결국 호텔로…예산 낭비 논란
2025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핵심 행사인 정상 만찬 장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초 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립경주박물관 중앙마당에 신축한 건물이 만찬 장소로 최종 확정되었으나, 촉박한 준비 기간과 시설 부족 문제로 결국 인근의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박물관 신축 건물은 2000㎡ 규모로 600명 수용을 목표로 했으나, 기존 부산 APEC 만찬장보다 작고 공연 무대 설치 시 체감 면적이 더욱 좁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화장실 및 케이터링 시설이 부족해 정상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비상계엄 등의 영향으로 만찬 장소 선정 결정이 늦어졌고, 이후 유물 발굴 조사 등으로 공사 일정이 촉박했던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변경된 만찬장 부지에는 정상회의 기간 동안 글로벌 경제 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며, 신축된 건물은 다른 용도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늑장 결정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홍보 총력전 펼치는 경북도·경주시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막바지 홍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홍보부서 관계자들은 워크숍을 통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는 홍보 전략과 위기 대응 실무, AI 기반 홍보 기법 등을 공유하며 실행력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경주타워, 솔거미술관, 미디어아트 전시관 등 주요 홍보 거점을 현장 점검하며 국제무대 활용 전략을 조율했습니다.
경주시 홍보자문위원회 역시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홍보 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10월 개최 예정인 신라문화제 & 실크로드페스타와 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경주를 세계에 알릴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위원회는 경주시 홍보의 선봉 역할을 자처하며, 내외국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정부 지원 약속…지역 경제 살리기 과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경주를 방문해 APEC 정상회의 인프라 구축 현황을 점검하고, 기업전시장은 물론 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 시설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그는 지역 소상공인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결제 시스템 연동, 외국인력 제도 개선, 숙박업 규제 완화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기념 공원 조성, 보문단지 리노베이션 등 포스트 APEC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APEC 개최를 앞둔 경주의 일부 상권은 기대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과거 경주 패션의 중심지였던 금리단길은 젊은 층의 이탈과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빈 점포가 늘며 침체된 상황입니다. 경주시는 문화 축제를 통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지역 상인들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문화 콘텐츠 생산과 민간 주도의 행사 활성화, 창업 지원 등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 황리단길에서는 무분별한 외국어 간판 문제가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경주시는 한글과 함께 외국어, 그림문자를 표기하는 간판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참여율이 저조한 실정입니다. 일부 시민들은 지역 특색을 해치는 간판에 대한 우려를 표하지만,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정상 만찬, 경주 특색 살린 '미식 외교' 예고
APEC 정상회의 만찬 메뉴는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메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주의 전통과 특산물을 활용한 한식 코스 요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한우와 가자미가 주요 후보로 거론되며, 이슬람 문화권 정상들을 고려해 돼지고기를 배제한 메뉴 구성이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만찬의 시각적인 요소에도 신경 쓸 전망입니다. 첨성대나 불국사 등 경주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플레이팅이나 전통 문양이 담긴 식기를 선보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식 외교'를 통해 정상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APEC 준비기획단은 다음 달 초쯤 만찬 메뉴의 윤곽을 잡고 최고의 만찬을 준비한다는 방침입니다.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준비 과정에서의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경주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