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개헌 도전, 제1야당 배제 속 ‘단계적 개헌안’ 국회 문턱에 서다

한경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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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4일 오전 9:48

발행: 2026년 4월 3일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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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에 국회에 발의된 헌법 개정안은 5·18과 부마항쟁 정신 헌법 반영,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등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제1야당 국민의힘의 참여 없이 187명이 발의해, 국회 통과에 필요한 197표 달성이 최대 난제입니다. 6월 지방선거와의 동시투표를 목표로 하지만, ‘선거용 개헌’ 논란과 정치적 난관으로 향후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합의 가능한 부분만 담은 개헌안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39년 만에 국회에서 헌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 아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원내 6개 정당과 무소속 의원 총 187명이 서명에 참여했는데요. 눈에 띄는 점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나 권력구조 개편 같은 민감하고 논쟁적인 사안은 과감히 제외했습니다. 대신 초당적 합의가 가능한 ‘최소한의 개헌’에 초점을 맞췄죠. 핵심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항쟁의 정신을 4·19 혁명과 함께 명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 권한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계엄 조항은 상당히 실질적입니다. 현행법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국회에 '통고'만 하면 되지만, 개정안은 선포 즉시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도록 바꿨습니다. 48시간 내 승인이 나지 않으면 계엄 효력이 상실되고,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로 결의하면 계엄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죠.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부분적이고 순차적인 개헌’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논의에 불을 지폈습니다. 광주의 5·18 관련 단체들도 이번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197표의 고지, 국민의힘 설득이 최대 난제

하지만 이 개헌안이 빛을 보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은 높습니다.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197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현재 발의에 참여한 187명에 국민의힘 내 찬성 의사를 밝힌 김용태 의원 1명을 더해도 아직 9명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결국 국민의힘으로부터 최소 9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국민의힘 당원대회에서는 당론으로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명분 쌓기’ 또는 ‘선거용 개헌’이라는 비판이죠.

당 내부에도 미묘한 입장 차이는 존재합니다. 조경태 의원처럼 개헌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선거와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론에 반하는 기명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원내대표인 송언석 의원은 개헌 이슈가 지방선거의 본질적인 쟁점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죠. 우원식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의 강력한 반대와 지지층의 압력을 고려하면 난관이 예상됩니다.

동시투표 구상과 불확실한 향후 전망

개헌안을 발의한 6개 정당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로드맵은 4월 중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공고를 거쳐, 5월 초 국회 본회의 표결에 돌입하는 것입니다. 목표는 6월 3일 실시 예정인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거죠. 동시 투표는 투표율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지방선거가 ‘개헌 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따라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선거를 앞둔 긴박한 상황에서 197표를 모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야당의 반대로 개헌안이 부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헌법 개정은 단순히 국회를 통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과반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성사됩니다. 따라서 국민의힘을 포함한 초당적 합의 없이는 국민적 정당성과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9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가 정치적 계산과 여야 대립의 장으로 전락하지 않을지, 향후 몇 주간의 정치권 움직임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