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과 동의 사이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불거진 인용 논란에 대해 재차 입장을 밝혔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인용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과거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발단은 지난 18일입니다.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 뒤 개혁 성과를 정리한 지지자의 게시물을 공유했는데, 작성자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김어준 등을 겨냥한 멸칭을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28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기버스 보조금 관련 기사를 공유한 이용자의 글을 인용하자, "리트윗 대상자의 생각을 1분만 살펴봐도 알 수 있는데 그걸 안 해서 지지율이 20%대로 간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은 이 글을 다시 인용해 "내가 님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님의 모든 글을 동의해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은 인용한 글 작성자의 과거 글을 모두 조사할 만큼 시간도, 필요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알고리즘 감옥 논쟁
여기에 방송인 김어준 씨가 가세하면서 논쟁이 커졌습니다. 김 씨는 대통령이 특정 성향 게시물이 반복 노출되는 '알고리즘 감옥'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IT 전문가를 통해 대통령 계정의 상단 피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분간 리트윗을 멈추고 직접 쓴 글만 올리라는 제안도 내놨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사례까지 언급하며 주요 정치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씨는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사랑의 시기'는 끝났고 이제는 '우정의 관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안보 현안과 시점 논란
논란은 SNS 운영 방식을 넘어 시점 문제로도 번졌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중대한 안보 현안이 발표되던 시각에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하고, 합참이 DMZ 지뢰 폭발 원인을 발표하던 시각에 대통령은 관련 글을 게시했습니다. 자정이 넘도록 SNS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정작 안보 현안에는 언급이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안 의원은 대통령이 SNS를 끊어야 비로소 국민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대통령은 인용은 어디까지나 소통의 수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