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가 된 출근길, 고령 운전자 사고 잇따라
최근 부산과 대구에서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심각한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는 78세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는데요. 사망한 40대 여성과 그의 10대 딸은 모녀 사이로 확인되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같은 날 대구 도심에서는 74세 택시 기사가 몰던 차량이 제한속도를 넘어 앞선 차량을 들이받은 뒤 연쇄 추돌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고로 택시 동승자를 포함한 10명이 다쳤고, 출근 시간대 교통섬을 지나던 보행자들이 큰 위험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 사회적 공론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반납 유도만으론 부족한 이유
고령 운전자 사고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24년 4만 2,369건에서 2025년 4만 5,873건으로 8.3%나 증가했습니다. 사망자 역시 761명에서 843명으로 늘어나는 등 심각한 수준입니다. 부산의 경우 전국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고령 운전자 비율이 16.6%로 가장 높았고, 대구에서는 택시 기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면허 자진 반납 시 최대 50만 원의 지역화폐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회성 지원금은 병원 진료나 장보기 등 일상적인 이동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입니다. 결국 면허 반납 참여율은 2%대에 머물렀고, 생계와 이동권이 걸린 문제를 단순한 금전 지원으로 해결하려는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제도 개선과 새로운 대안
전문가들은 면허 반납을 유도하는 소극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면허 갱신 시 운전자의 인지 능력과 반응 속도를 보다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시도되는 새로운 방식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면허를 즉시 반납하는 대신 버스와 택시 등을 이용하며 차 없는 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예행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를 위험 집단으로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 연계 방안이 절실합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고령 운전자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