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첫 성적표, 외형은 화려했지만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첫 번째 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78억 1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급증했으며, 시장 전망치인 69억 3000만 달러도 무난히 웃돌았습니다.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35억 38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91%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순손실도 전년보다 46% 줄어든 5억 41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따뜻하지 않았는데요. 정규장에서 9% 넘게 오른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72% 밀렸고, IPO 공모가였던 135달러 밑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결국 돈을 버는 속도보다, 쓰는 속도가 더 시장의 눈에 띄었던 겁니다.
스타링크와 AI가 이끈 폭발적 성장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성장 동력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매출 42억 9100만 달러에 영업이익 16억 5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성을 책임졌습니다. 가입자는 1년 만에 1200만 명으로 두 배 늘었고, 미국 정부와의 60억 달러 규모 스타실드 계약 등 기업 및 정부 매출이 108% 급증했습니다. 다만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66달러로 전년 동기 85달러보다 낮아져 단가 하락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AI 부문은 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요. 매출이 전년 대비 247% 폭증한 25억 6100만 달러에 달했고, AI 솔루션과 인프라 매출은 7배 이상 늘었습니다. 팰컨9과 스타십이 포함된 우주 부문 매출도 29% 증가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스페이스X가 단순한 로켓 회사를 넘어 인프라와 AI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투자 부담과 보호예수 해제가 변수
문제는 미래를 위한 투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AI 부문 자본지출만 158억 2800만 달러로 직전 분기의 두 배를 훌씬 넘어섰고, 전체 자본지출은 183억 69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분기 매출의 약 2.4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개발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우주 부문의 영업손실도 5억 4200만 달러로 적자 폭이 커졌고요. 회사는 약 1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당장의 흑자 전환보다는 현금 소진 우려를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8월 6일부터 보호예수 물량 약 9억 1150만 주가 풀리는 점도 부담입니다.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