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무거워지는 무임승차 부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 10명 중 1.5명은 경로 무임승차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6년 1분기 서울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경로 무임승차 비율은 15.1%로, 2024년 14.6%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인데요. 지난해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액이 7,754억원에 달했는데, 이 중 서울교통공사만 4,488억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무임승차 제도는 1980년 70세 이상 노인에게 50% 할인을 시작으로, 1982년 65세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리고 1984년부터는 100% 할인이 본격 적용되면서 지금의 제도가 자리 잡았는데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 혜택을 받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국비 지원과 법제화를 정부에 공식 요청한 상태입니다.
역과 노선 따라 확연한 차이
모든 역이 같은 비율은 아니었습니다. 1호선 제기동역은 전체 승차 인원 144만 명 중 68만 명이 무임승차해 47.2%라는 압도적인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동묘앞역(42.0%), 청량리역(35.9%), 종로3가역(32.4%)이 뒤를 이었고, 이들 역에서는 10명 중 3~4명이 무임으로 지하철을 타는 셈입니다.
노선별로도 차이가 컸습니다. 1호선이 21.6%로 가장 높았고, 8호선(18.8%), 5호선(17.3%) 순이었으며, 2호선은 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또한 주요 등산로 인접 역에서는 평일 낮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무임승차 비율이 30~40%까지 치솟았습니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어르신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 서비스지만, 특정 역과 노선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며 국비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해외 사례에서 찾는 해법
이 같은 문제는 한국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영국은 66세 이상 장애인·연금수령자에게 ‘프리덤 패스’를 주면서 평일 출근 시간대 이용을 제한하고 있고, 일본은 70세 이상 ‘실버패스’에 1년 20만원(저소득층 1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은 50% 할인, 홍콩은 2달러 정액제, 프랑스는 62세 이상 50% 할인 등 각국이 처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을 운영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시간대 제한이나 소득 수준에 따른 차등 할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연세대 김진희 교수는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소득에 따라 할인율을 달리하면 적자 완화와 형평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 측은 "65세 이상 기준은 유지하되 기초연금 수급자에 한정하고, 소득에 따라 본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