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린 건 성적 판타지냐"... 성폭행 피해 여성, 경찰 조사 과정서 2차 가해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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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2일 오전 6:35

발행: 2026년 9월 12일 오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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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20대 여성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으로부터 '성적 판타지'냐는 등의 모욕적 질문과 비속어를 듣는 등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가해자의 사과 문자가 확보되었음에도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으며, 수사관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과 피해자 중심 수사 환경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사실에서 던진 낯선 질문들

20대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고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심각한 2차 가해를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경기도의 한 별장에서 지인과 업무상 회의를 하던 중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한 A씨는 사건 발생 이틀 뒤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요. 진술 조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이 피해 정황을 확인하기는커녕 모욕적인 질문을 쏟아낸 겁니다.

A씨가 뺨을 맞았다고 진술하자 수사관은 "이건 왜 때린 거냐, 성적 판타지 같은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특정 신체 부위 접촉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비속어와 은어를 사용했고, "호응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느냐"며 피해를 의심하는 질문을 거듭했습니다. A씨는 수사관이 자신을 피해자가 아닌 심문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느꼈다며, 민원 제기를 위해 조사 내용을 녹음하기도 했습니다. 성범죄 전문 원의림 변호사는 이에 대해 수사관이 공식적인 조사를 사담이 가능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확증된 범행에도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이유

수사 과정의 문제만큼 처분 결과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A씨는 가해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접촉을 한 것은 명백한 범죄였다"는 사과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는데요. 사실 범행을 인정하는 증거까지 확보했음에도, 관할을 넘겨받은 용인동부경찰서는 항거불능 상태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최종 불송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수사 과정과 처분 결과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됐습니다. 피해자가 국가 기관의 보호와 지지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부적절한 언어폭력과 무혐의 처분을 마주한 셈인데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긴 형국입니다.

바뀌어야 할 피해자 중심 수사 환경

이번 사건은 성범죄 수사 현장에서 여전히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수사관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이 드러난 것은 물론, 피해자의 진술과 가해자의 자백까지 확보된 상황에서도 기소로 이어지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수사는 객관적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대로 수사관이 피해자를 신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피해자는 국가 기관조차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엄격한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과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