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거래일 만에 돌아온 외국인, '팔천피' 탈환 이끌다
한 달 넘게 매도세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섰습니다. 지난 11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 6,000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25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는데요. 이 덕분에 코스피는 전장보다 4.63% 오른 8,123.62에 장을 마감하며 이른바 '팔천피'를 다시 회복했습니다.
장 초반에는 상승세가 더욱 거셌습니다. 개장 직후 6.44% 상승한 8,26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8.64%까지 치솟으며 8,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수급이 몰리면서 개장 6분 만에 올해 13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였습니다. 다만 장 후반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고, 개인 투자자들은 5조 4,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종전 기대감에 삼전·닉스 동반 급등
이번 급등의 가장 큰 동력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사실상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회복됐는데요. 전날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반도체 대형주들의 움직임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 2,880억 원, 삼성전자를 8,830억 원 순매수하며 두 종목의 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3% 넘게 급등하며 33만 9,000원까지 치솟았고, SK하이닉스도 9%대 상승 폭을 보이다 마감 무렵에는 오름폭이 일부 줄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원익IPS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장비주들의 강세가 이어졌고, 코스닥 지수는 1,029.05에 마감하며 '천스닥'도 함께 회복했습니다.
환율 안정에도 남은 과제는 여전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한숨 돌렸습니다. 원화 값은 전일보다 9.1원 내린 1,519.8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던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환율 안정과 증시 탄력 강화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물론 한 건의 순매수만으로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향방과 이란 갈등의 실제 진행 상황, 그리고 스페이스X 상장 이후의 자금 흐름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조언하는데요. 당장 장 초반의 8%대 급등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상승폭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점도, 시장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여부와 반도체 업황의 개선 흐름이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