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통과와 부문별 온도 차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73.7% 찬성률로 가결하면서 총파업 리스크는 일단 해소됐습니다. 투표율은 95.5%로 높았는데요, 반도체(DS) 부문의 찬성률은 80.6%였지만 완제품(DX) 부문은 21.1%에 그쳐 부문별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협약의 핵심은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 도입입니다. DS 부문 직원은 최대 6억 원의 자사주를 받는 반면, DX 부문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지급됩니다. 이른바 '100배 격차'가 현실화된 셈인데요, 전국삼성전자노조는 협상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법원에 투표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주주단체의 반발과 법적 대응
노사 합의가 확정되자 주주운동본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세전 이익을 배당 재원처럼 사용한 위법 요소가 있다며 무효확인 소송과 이사 책임 청구를 예고했습니다. 상법 제462조상 배당가능이익은 세후 이익에서 산정돼야 하는데, 이번 합의는 그 절차를 무시했다는 주장입니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에 주주 명부 열람을 요청했고, 카카오·HD현대중공업·LG유플러스 등 유사 제안을 한 다른 기업들에도 동일한 법적 조치를 경고했습니다. 민경권 대표는 **“상법과 노조법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주주총회 결의가 아닌 노조법 사안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정부의 사회적 대화 제안과 논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도입 논의를 제안했습니다. 대기업의 초과 이익 일부를 협력사나 사회 기금에 배분하자는 구상인데, 다음 달 1일 긴급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제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스웨덴이 1951년 도입한 사회연대임금 정책은 1990년대 초 폐기된 전례가 있고, 성과주의 원칙과 충돌하며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대기업 노동자 임금 동결법'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과 별도로 5년간 5조 원을 상생 생태계와 인재 양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파업은 피했지만 부문 간 갈등, 주주와의 법적 다툼, 사회적 분배 압박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