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빛났지만 피치는 어두웠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1차전에서 우승 후보 포르투갈이 콩고민주공화국과 1대1로 비기며 예상 밖의 첫 발을 뗐습니다. FIFA랭킹 5위의 강호가 46위 약체를 상대로 고전한 건데요. 전반 6분 주앙 네베스의 선제골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전반 추가시간 요안 위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주도권을 완전히 놓쳤습니다.
이날 최전방에 선 발 풀타임을 소화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개인 통산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기록과 경기 내용은 정반대였는데요. 슈팅 3차례를 시도했으나 유효슈팅은 하나도 만들지 못했고, 통계 매체로부터 양팀 최저 평점 6.1점을 받았습니다. 기록은 화려했지만, 피치 위 존재감은 희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시와 극명한 대비 속 쏟아진 혹평
호날두의 부진은 경쟁자들의 활약과 겹치면서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전날 알제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을 3대0 완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 건데요. 음바페와 홀란 등 다른 스타들도 멀티골을 터뜨린 가운데, 호날두만 메이저 대회 10경기 연속 무득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의 지적은 매우 날카로웠습니다. 프랑스 RMC의 다니엘 리올로는 호날두가 포르투갈의 전술 청사진을 방해하는 거대한 장애물이라며 은퇴 수준의 결단을 촉구했고, BBC의 크리스 서튼은 마르티네스 감독이 호날두를 빼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이 경기에서 호날두보다 박수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가 최소 16명은 있었다고 혹평했습니다. 경기 후 동료와 팬들을 뒤로한 채 경기장을 먼저 떠난 태도까지 논란이 되며 비판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뺄 수 없는 카드, 풀어야 할 숙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를 향한 신뢰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그는 콩고의 밀집 수비 탓에 파이널 서드 진입이 어려웠다고 설명했고, 골이 필요한 순간에 세계 최고의 골잡이를 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옹호했습니다. 하지만 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 2년간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선발로 나설 때 경기당 평균 1.9골을 넣은 반면, 그가 빠졌을 땐 2.8골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콩고민주공화국은 1974년 이후 52년 만의 본선 무대에서 월드컵 사상 첫 골과 첫 승점을 따내며 값진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포르투갈은 오는 24일 우즈베키스탄과 2차전을 치르게 되는데요. 우승을 노린다면 호날두라는 카드를 어떻게 운용할지, 그것이 지금 포르투갈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