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의 겨울이 온다
올겨울은 우리에게 익숙한 추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입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겨울철 기상 전망에 따르면,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온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 갑작스러운 추위와 포근한 날씨가 반복되는 '변덕 겨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12월과 1월 기온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2월에는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40%에 달해 전체적으로는 따뜻한 겨울이 될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 속에 숨은 위험 신호가 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계절 평균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더라도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지난주만 해도 서울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가 낮에는 10도 이상 오르는 등 일교차가 15도가 넘는 날이 연이어 나타났습니다.
따뜻한 바다가 부르는 변덕의 수수께끼
이렇게 기온 변화가 심해지는 배경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이상 고온 현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서태평양과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이는 겨울철 기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높은 해수면 온기는 결국 겨울철 전체적인 기온을 높이는 '따뜻한 이불'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따뜻한 바다가 또 다른 변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수증기 공급이 원활해져 강한 눈구름이 발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작년 수도권을 강타한 폭설도 높은 해수면 온도가 영향을 미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서해안으로부터 풍부한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발달한 구름대가 찬 공기와 만나면 예상보다 많은 눈을 뿌릴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북극에서 시작되는 한파 시나리오
변덕 겨울의 또 다른 주인공은 머나먼 북극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북극해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현저히 줄어들었고, 특히 바렌츠-카라해 지역에서는 해빙이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러시아 우랄 지역에 강한 고기압인 '우랄 블로킹'이 발생하기 쉬워지고, 이 고기압이 시베리아의 찬 공기를 한반도로 밀어내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10월 유라시아 지역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쌓인 것도 변수를 더하고 있습니다. 많은 눈덮임은 북극의 찬 공기인 극소용돌이 발생을 유도해 국내 겨울철 기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따뜻한 해수면 온도와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서로 맞부딪히면서 기온의 롤러코스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 맞이하는 변덕 겨울
이러한 날씨 변화는 이미 시민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조하람 씨는 "요즘 같은 환절기보다 더 심한 것 같다"며 "단풍 구경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외투를 꺼내야 했고, 며칠 지나니 다시 너무 더워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의 조효진 씨도 "아침에 나갈 때는 목도리까지 둘렀는데 점심때는 땀을 흘릴 정도로 더워서 옷 입기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상청은 월별 강수량 전망에서도 변덕스러운 양상을 예고했습니다. 12월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겠지만, 2월에는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겨울 내내 강수량 편차가 클 것으로 보여 한파와 함께 폭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 보입니다. 겨울철 전체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이나, 그 분포가 고르지 않게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준비해야 할 겨울 나기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겨울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상청은 "갑작스러운 기온 강하나 강수 현상에 대비해 날씨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어르신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를 가진 분들은 일교차가 큰 날씨에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날씨 앱을 활용한 상세 예보 확인과 함께,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등 옷차림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갑작스러운 눈이나 결빙에 대비한 겨울철 차량 점검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이번 겨울은 단순히 춥거나 따뜻한 것을 떠나 '변화' 그 자체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겨울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