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만의 수로 탈출
부산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머물던 흑상어 '부캉이'가 10월 21일 세 번째 유도 작업 끝에 수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시작된 작업에는 폰툰과 폭 70미터가량의 그물, 잠수사들이 투입됐는데요.
앞선 두 차례 시도가 실패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그물을 여러 겹 설치해 이동 방향을 조절하며 약 8시간 만에 출구 부근까지 밀어냈습니다. 결국 이날 오후 6시쯤 부캉이는 부산항 제1부두 앞 해상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33일 동안 북항친수공원에는 16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습니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지역 홍보와 관광 상품에 활용했는데요. 야생동물을 보려는 호기심이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준 셈입니다.
다만 부캉이는 상처가 있고 먹이 활동도 확인되지 않아 건강 악화 우려가 컸습니다. 수온 하락으로 폐사 위험까지 제기되면서 구조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구조가 늦어진 이유
사실 부캉이는 먹잇감을 쫓다 인공수로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곳이 자연 서식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심이 제한적이고 먹이가 부족한 데다 가을철 수온까지 내려가면서 장기 체류가 부적절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이 합동 구조에 나선 겁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부캉이를 지나치게 관광 자원으로 소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현장 통제 부담이 커졌고, 상어의 스트레스도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보호와 관광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이번 사건이 남긴 질문입니다. 구조 당국은 부캉이가 다시 수로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출구 쪽에 삼중 그물을 고정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먼바다까지 남은 여정
부캉이가 수로를 벗어났다고 곧바로 먼바다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캉이는 조도방파제와 오륙도 앞바다를 거쳐 조류를 타야 외해로 나갈 수 있습니다.
당국은 부캉이가 수로 공원 출구에서 최대 일주일가량 머물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완전한 복귀가 확인될 때까지 관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번 사건은 도시 속 인공수로가 예상치 못한 야생동물의 쉼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부캉이를 보려는 인파가 지역에 활기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야생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하는 대응이 함께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부캉이가 무사히 먼바다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