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실종 8천명 넘어선 참사
네팔 중북부와 중국 티베트 일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습니다. 네팔에서는 1,403명이 숨지고 6,150명이 실종됐으며, 티베트에서도 43명이 사망하고 519명이 실종됐습니다. 양국을 합친 사망·실종자는 8,115명에 달합니다. 실종자는 하루 만에 971명 늘었고, 시신 신원 확인율은 7.4%에 그쳤습니다.
한국인 피해도 이어졌습니다.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9명이 실종됐습니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 2진은 드론 수색 끝에 성과 없이 철수했습니다. 현지 접근성과 수색 여건이 워낙 열악해 추가 구조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빙하 붕괴 부른 기록적 고온
참사의 출발점은 지난 8월 26일 히말라야 랑탕리룽산에서 발생한 빙하와 암석 붕괴입니다. 면적 약 20만 제곱미터의 얼음과 바위가 무너져 1,400미터 아래로 쏟아졌고, 시속 177킬로미터 급류가 주택과 도로를 휩쓸었습니다. 산사태와 홍수가 순식간에 마을을 삼킨 겁니다.
세계기상특성 연구진은 이례적인 고온에 주목합니다. 해당 지역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2도 높아졌고, 올해 7월과 8월은 관측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붕괴 직전 기온은 30년 평균보다 5도나 높았습니다. 장기 온난화로 영구동토가 녹고 산비탈이 약해진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유엔으로 번진 책임 공방
네팔 정부는 원인을 기후변화로 규정하고, 총리는 유엔 총회에서 선진국의 보상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피해국이 책임을 지고, 배출국이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겁니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의 대가를 네팔 주민들이 목숨으로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적십자 기후센터 고문도 책임이 거의 없는 국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 현실을 강조했습니다. 당장은 수색과 구호가 시급하지만, 재난 원인을 둘러싼 국제적 논의는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