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은 넉넉한데, 왜 협상은 팽팽할까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가 협상 테이블은 매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건보 당기흑자는 4996억원에 그쳤는데요. 2023년 4조1276억원에서 2024년 1조7244억원, 지난해 4996억원으로 해마다 급감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급여비 지출이 101조원을 넘어서며 재정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험료율은 법정 상한선인 8%에 가까운 7.19%까지 오르면서 추가 재원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고령화와 필수의료 강화 정책이 재정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3년 65세 이상 진료비는 48조원으로 전체의 44.1%를 차지했고,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전체 평균의 2.5배에 달합니다.
'50년 희생 종식'…의료계의 목표는 1조5000억 초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50년 일방적 희생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박근태 회장은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30조원에도 불구하고 연간 공급자 재정이 1조원에 불과하다며, 물가 상승을 반영한 수가 현실화를 요구했는데요. 목표 밴드는 1조5000억원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협상 전략은 '파이 키우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필요시 병원협회 등 다른 단체와 공동 전선을 펴고, 협상 전 밴드 공개와 패널티 구조 개선을 공식 의제화하겠다는 겁니다. 부대조건이 수가 인상률에 차등 적용될 경우 협상 결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약국 협상…인상률보다 중요한 건 '설득력'
약국 수가 협상도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2023년 3.6%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24년 1.7% 협상이 결렬된 후, 2025년 2.8%, 2026년 3.3%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2%대 초반이 예상되며 재정 압박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약국 측은 장기처방 확대와 품절약 대응, 인건비 상승을 근거로 적정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필수의료와 응급·소아·중증 분야에 재정을 우선 배정하려는 입장입니다. 결국 핵심은 급증하는 건보 지출 구조 속에서 약국 경영의 현실을 보험자와 가입자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재정 지속가능성과 의료 현장의 생존 사이에서 줄타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