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루 만에 8,000선을 되찾았습니다. 7월 3일 장 초반에는 7,300대까지 밀리며 3% 넘게 하락했는데요. 이후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 10% 넘게 급등하며 지수는 5.76% 오른 8,088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변동폭이 758포인트에 달해 역대 두 번째로 큰 출렁임을 보였죠.
이번 반등은 미국 고용지수 부진으로 긴축 가능성이 낮아진 점과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결과입니다. 다만 이미 6월 이후 세 번째로 8,000선이 붕괴됐다가 회복되는 장세라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본주식을 뛰어넘은 레버리지 상품들
이번 변동성의 핵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16개 레버리지 상품의 하루 거래대금이 본 주식의 62%를 넘어섰는데요. 이는 미국 엔비디아 관련 레버리지 상품 비중이 1~2%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준입니다. 최근 한 달간 이들 상품으로 쏠린 자금은 225조 원에 달하며, 전체 ETF 거래의 27%를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이 상품들이 주가 변동을 키우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설정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쇼트 감마 효과가 작용합니다. 지난달 23일 코스피가 10% 가까이 폭락했을 때도 약 9조 2천억 원의 기계적 매도가 나왔고, 이는 당일 두 종목 거래대금의 14%에 해당하는 물량이었습니다.
멀미 나는 장세 속 개인 투자자들
극한의 변동성은 개인 투자자들의 지갑을 직접 털고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갚지 못해 주식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가 최근 한 달 동안 1조 1,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도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전보다 크게 올라 있죠.
이러한 불안 속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다시 미국 증시를 찾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5월 2,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작년 말보다 19% 늘어난 규모입니다. 시장의 구조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기 자금의 안정적인 유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여권 특위에서도 레버리지 ETF 제도 보완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당분간 변동성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금융 상품의 구조적 특성만으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새겨야 할 때입니다.